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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연수2/소감문

The 5th Young Camp - 'Mun Aleksandr' (Uzbekistan)

학교를 졸업하고 펜을 놓은 지 어느덧 1년이 훌쩍 넘었습니다. 글을 쓴다는 감각조차 희미해진 탓인지, 첫 문장을 떼기가 조심스러워 한참을 망설였습니다.

모국연수의 이틀째 밤, 지나온 짧은 시간과 앞으로 마주 할 날들을 가만히 헤아려 봅니다. 서로 다른 CIS 지역, 다른 풍경 속에서 자라왔지만, 결국 같은 목적과 닮은 마음을 안고 이곳에 모였다는 사실을 확인한 순간 묘한 안도감이 밀려왔습니다. 사실 저는 오랫동안 정체성의 경계에 서서 흔들려왔습니다. 우즈베키스탄에서는 한국인으로, 정작 한국에서는 이 방인으로 인식되는 그 틈바구니에서 혼란을 겪을 때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이번 연수를 통해 저와 같은 '경계의 고민'을 안고 살아온 이들이 이렇게나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우리가 연결되어 있다는 그 사실만으로도 큰 위 로와 용기를 얻었습니다.

오늘 들은 강의는 긴 호흡으로 이어졌지만, 그 내용은 제 게 깊은 울림을 주었습니다. 특히 먼저 이 길을 걸어간 선배들의 치열한 발자취와 현재의 활약상을 전해 들으며, 막연했던 제 미래에도 작은 이정표가 생기는 듯했습니다. 오래전부터 한국에서의 삶을 꿈꿔왔으면서도 전공과 진로, 석사 과정에 대한 현실적인 두려움으로 늘 주저하곤 했습니다. 그러나 강의를 들으며 "나도 저분들처럼 의미 있는 흔적을 남기고 싶다"'는 열망이 생겼고, 제 진로를 진지하게 다시 들여다보게 되었습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동료들과 깊은 이야기를 나눌 틈이 부족했다는 것입니다. 첫 만남에서 단순히 이름과 나이 같은 정보를 나열하는 것을 넘어, 서로의 긴장을 풀고 마음을 열 수 있는 시간이 있었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아직은 어색한 공기가 흐르고 말 한마디 건네기가 조심스럽지만, 남은 시간 동안 우리의 거리가 자연스레 좁혀지리라 믿습니다.

무엇보다 이런 소중한 장을 마련해 주신 모든 분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마음은 굴뚝같아도 현실의 벽 때문에 쉽게 모국을 찾지 못하는 저 같은 사람들에게, 이 프로그램은 그 자체로 선물입니다.

모든 우연은 결국 인연으로 이어진다고 합니다. 이번 여정 또한 제 삶의 아름다운 인연으로, 그리고 잊지 못할 한 페이지로 남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