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질문 1. 서포터즈 지원 동기 및 목표 달성 내용
저는 중국 변방의 한 작은 도시에서 태어났습니다. 중국에서 우리는 ‘조선족’이라는 이름으로, 우리 민족의 언어를 사용하며 특별하면서도 평범한 삶을 살아왔습니다. 어린 시절부터 저는 우리 민족이 한반도에서 이주해 왔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습니다. 전쟁으로 인해 조상들은 고향을 떠나 낯선 땅에 뿌리를 내려야 했고, 그렇게 해서 지금의 우리가 존재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저는 잘 알고 있습니다. 중국뿐만 아니라 세계 곳곳에도 저와 같은 동포들이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을, 그들은 각기 다른 사회적 환경 속에서 뿌리를 내리고 자신만의 삶의 방식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저는 늘 그들과 소통하고 싶다는 강한 바람을 가져왔습니다. 그 과정을 통해 저 자신에 대한 정체성 의 답을 찾고 싶었습니다. “나는 누구인가, 나는 어디에 속하는가?”라는 질문은 늘 저를 괴롭혀왔습니다. 이러한 고민과 방황이야말로 제가 서포터즈에 지원한 이유이자, 이 활동을 통해 이루고자 하는 가장 큰 목표였습니다.
이번 활동을 통해 저는 처음 기대했던 목표를 완전히 이루지는 못했습니다. 여전히 방황하고, 여전히 스스로를 의심할 때도 많습니다. 그러나 중요한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이런 혼란이 저 혼자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세계 곳곳에서 많은 사람들이 저와 같은 고민을 안고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모두가 저마다의 이야기를 통해 같은 질문에 부딪히고 있음을 알게 되었고, 그 사실이 오히려 저에게는 큰 위로와 힘이 되었습니다.
비록 처음 세웠던 목표에는 다르지 못했지만, 그 과정 속에서 많은 한인 동포들을 만나 교류할 수 있었습니다. 그들과 나누었던 대화는 단순한 인사나 경험의 공유를 넘어, 마치 오래전부터 알고 지낸 친구처럼 깊은 공감을 주었습니다. 그 안에서 저는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느꼈고, 제 고민과 방황을 함께 나누어도 된다는 용기를 얻었습니다. 아마도 우리가 같은 역사를 공유하고, 각자 다른 곳에서 살아가면서도 여전히 ‘우리’라는 감각을 잃지 않았기 때문일 것입니다.
어쩌면 정체성의 답은 쉽게 찾을 수 있는 것이 아닐지도 모릅니다. 정체성은 고정된 개념이 아니라 끊임없이 탐색하고 스스로를 이해해가는 과정일 것입니다. 저는 이 길 위에서 계속 걸어가고자 합니다. 혼란 속에서도, 희망을 품고서 말입니다.
질문 2. 서포터즈 활동이 자기 계발에 미친 영향
무엇보다도 언어와 표현 능력이 눈에 띄게 향상되었다고 느낍니다. 활동 과정에서 저는 세계 곳곳에서 온 친구들을 만나야 했고, 그들과 소통하기 위해 영어를 사용하는 빈도가 한국어보다 훨씬 더 많아졌습니다. 처음에는 제 의사 표현이 서툴고 자신감도 부족했지만, 점차 대화 속에서 적극적으로 제 생각과 감정을 영어로 전달하게 되었습니다.
특히 다양한 문화적 배경을 가진 사람들과 의견을 나누고 서로의 차이를 이해하는 과정은 단순한 언어 연습을 넘어, 제 사고의 폭을 넓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이제는 누군가와 낯선 언어로 대화하는 것이 두렵지 않고, 오히려 제 생각을 더 분명하고 논리적으로 표현하려는 습관이 생겼습니다. 이것이야말로 이번 활동이 제게 준 가장 직접적이고 값진 성장이라고 생각합니다.
질문 3. 가장 보람 있었던 또는 인상 깊었던 에피소드
사실 이번 활동 중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순간은 부산대학교에서의 교류 활동이었습니다. 교수님의 인솔 아래 각자 살아온 나라에서 한인 동포를 어떻게 바라보는지, 또 한국에 와서 느낀 점은 무엇인지에 대해 토론이 이어졌습니다. 그 과정에서 교수님께서는 한국 사회에서 중국 출신 동포들을 흔히 ‘조선족’이라 부르며, 이 명칭이 담고 있는 사회적 맥락과 함께 부정적인 인식이 존재한다는 점을 지적하셨습니다. 또한 언론이 조선족에 대해 의도적으로 왜곡된 이미지와 고정관념을 확산시켜 왔다는 사실도 언급하셨습니다.
교수님은 특히 중국 출신 동포들의 경험과 생각을 직접 듣고 싶어 하시며, “혹시 중국에서 온 학생이 있습니까?”라고 물으셨습니다. 하지만 그 순간, 제가 그 자리에 있던 유일한 중국인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끝내 손을 들지 못했습니다. 제 손은 마치 앞으로 뻗을 수 없는 무거운 돌덩이처럼 느껴졌습니다. 속으로는 하고 싶은 말이 많았지만, 괜히 잘못 말해 오해를 부를까 두려웠고, 또 다른 사람들의 시선이 신경 쓰였습니다. 말하고 싶다는 마음과 침묵하고 싶다는 마음이 뒤섞여 깊은 갈등 속에 있었습니다.
돌이켜보면 그 순간 조금만 더 용기를 냈더라면 좋았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저는 왜 그렇게 두려워했을까요? 아마도 그 가장 큰 이유는 제 정체성에 대한 불안감 때문이었을 것입니다. 한국 사회에서 ‘조선족’이라는 이름이 지닌 무게, 그리고 그 이름이 제게 씌워지는 순간의 낯섦과 불편함, 더 나아가 제 발언이 조선족 전체의 이미지로 일반화될까 두려운 마음이 저를 움츠러들게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오히려 그 순간이 제게 소중한 배움으로 다가옵니다. 그 경험은 제 정체성을 더욱 진지하게 마주하게 만들었고, 앞으로는 더 큰 용기를 내어 제 이야기를 전해야겠다는 다짐으로 이어졌습니다. 저에게 부산대학교에서의 그 경험은 단순한 아쉬움이 아니라 앞으로 나아가기 위한 중요한 계기였습니다. 그것이 이번 활동을 통해 제가 얻은 가장 큰 깨달음 중 하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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