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Welcome to Korea.” 캠프 참가자들을 맞이하기 위해 나온 선생님들 손에 들려 있던 작은 플래카드. 짧고 평범한 그 문장이, 그날만큼은 유난히 크게 들렸다. 수많은 사람 사이의 한 명이 아니라, 오랫동안 어디에도 완전히 속하지 못했다고 느껴온 나, 최연수 한 사람을 향한 온전한 환대. 가슴이 벅차올랐다. 캐나다에서는 한국인으로, 한국에서는 해외에서 온 사람으로 살아오며, 두 나라 사이 어딘가에 서 있다고 느낀 시간이 11 년이 넘었다. 늘 반쪽 같았던 나에게, 그 한마디는 오랫동안 남아 있던 공허함을 천천히 녹여주었다.
처음 캠프를 신청할 때 내가 기대한 한국은 화려했다. K-팝, K-드라마, K-뷰티, 빛나는 장면들. 그래서 전라북도에 배정되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솔직히 조금 실망했다. 하지만 그곳에서 내가 만난 것은 화려함이 아니라 뿌리였다.
동학농민혁명 기념공원에서 만난 평범한 농민들의 발자국, 독립기념관에서 다시 마주한 안중근 의사와 유관순 열사처럼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위대한 독립운동가들, 그리고 그들의 곁에서 이름조차 남기지 못한 채 자신의 자리에서 나라를 지켜낸 수많은 평범한 사람들의 마음을 만났다. 서로를 몰랐을지도 모르지만, 각자의 자리에서 같은 마음을 품었던 사람들. 그 작은 마음들이 이어져 지금의 대한민국을 만들었다.
그 순간 조각보가 떠올랐다. 조각보는 처음부터 온전하고 완벽한 한 장의 천이 아니다. 쓰임을 다한 작은 조각들, 어쩌면 누구에게도 눈에 띄지 않았을 조각들이 한땀 한땀 이어질 때, 비로소 하나의 온전한 아름다움이 완성된다. 그 아름다움은 처음부터 완전한 것이 아니었다. 서로 다른 작은 조각들이 서로를 이어주었기에 가능했다.
나도 그중 하나였다. 캐나다에서 자라며 한국어가 서툴렀던 나, 한국 문화를 책과 화면으로만 배워야 했던 나, 어느 자리에서도 완전히 맞아떨어지지 않는다고 느꼈던 나 역시, 조각보를 이루는 하나의 조각이었다는 것을 그제야 깨달았다. 온전하지 않다고 생각했던 내 모습이, 사실은 처음부터 이 커다란 조각보의 정당한 한 조각이었던 것이다. 완벽하게 들어맞지 않아도, 크기가 작아도, 색이 조금 달라도 괜찮았다. 오히려 그 다름이 전체를 더 풍성하게 만드는 이유였다.
이번 캠프는 한국을 구경한 시간이 아니라 내 안의 자리를 확인한 시간이었다. 버스를 타고 이동하는 동안, 함께 온 다른 참가자들과 나누었던 대화 속에서도 비슷한 감정을 느낀 사람이 나 혼자가 아니었음을 알게 되었다. 저마다 다른 나라에서, 다른 언어와 다른 삶의 방식으로 자라왔지만, 우리 모두는 같은 조각보 위에 놓인 서로 다른 조각들이었다. 그 사실을 확인한 순간, 오랫동안 나를 붙잡고 있던 '어디에도 완전히 속하지 못한다'는 불안은 조금씩 다른 의미로 바뀌기 시작했다. 나는 두 세계 사이에서 방황하는 존재가 아니라, 두 세계를 잇는 하나의 조각이었던 것이다.
나는 대한민국이라는 조각보의 한 조각으로, 어디에 있든 그 사실을 잊지 않고 내 삶으로 증명하며 살아갈 것이다. 그 길이 내가 이번 캠프를 통해 비로소 깨달은, 진정한 최연수로 살아갈 길이다. 그리고 내게 그 길을 찾아갈 수 있도록 소중한 기회를 선물해 준 재외동포청과 재외동포협력센터, 그리고 함께해 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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